루트비히 판 베토벤(1770–1827)은 교향곡, 피아노 소나타, 협주곡 등 수많은 장르에서 걸작을 남겼습니다. 그런데 그의 생애 마지막 3년 동안 가장 집중한 장르는 의외로 현악 4중주였습니다. 작품 번호 127에서 마지막 번호인 135까지, 아홉 곡 가운데 여섯 곡이 현악 4중주라는 사실은 그의 집념을 잘 보여줍니다. 이는 마치 인생의 끝자락에서 모든 음악적 사유를 한 장르에 쏟아부은 듯한 인상을 줍니다. 1. 현악 4중주의 매력과 특징현악 4중주(string quartet)는 제1·제2바이올린, 비올라, 첼로 각 한 대씩 총 네 대의 악기로 연주하는 편성입니다. 하이든과 모차르트를 거쳐 베토벤에 이르러 현악 4중주는 ‘실내악의 정수’라 불리며 음악사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. 네 명의 연..